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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자만 말해도 우는데…유치원 주 2회 자가검사 막막”

입력 | 2022-02-16 08:28:00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어린이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2022.1.19/뉴스1 © News1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래피젠 수원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2022.2.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만 3세 아이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확진자 3명이 나왔다는 공지를 받았다.

어린이집 안내에 따라 A씨는 지난 14일 아이를 데리고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인근 이비인후과로 향했다.

그러나 어린 아이는 ‘코로나 검사’의 ‘검’자만 얘기해도 무서워 울음을 터뜨리며 자지러졌다.

겨우 검사를 마치고 온 A씨는 다시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1주일간 어린이집을 휴원한다는 당초 방침이 바뀌어 16일부터 등원이 가능하지만, 24시간 이내로 받은 신속항원검사 음성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면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A씨는 검사를 너무나 두려워하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A씨는 이날 하루 직장에 휴가를 내고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한 뒤 17일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A씨는 “3월부터 아이가 유치원에 가게 돼 주 2회씩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하는데 아침마다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써부터 막막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교육부가 새 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은 주 2회 신속항원검사키트로 자가 검사를 한 뒤 음성이 나왔을 때만 등교하는 방침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저학년 학부모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조기 발견해 학교 내 집단감염을 막고 학교 방역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신속항원검사 키트 수급 대응 TF’ 회의를 열고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 등에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무상으로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어린이집에는 21일부터 주당 1~2회 분량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무상으로 배포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에게는 3월 새 학기부터 주당 2개씩 5주분의 키트가 지원된다.

교육부는 중·고등학생에게까지 선제검사를 확대하고자 예산 확보, 주당 선제검사 횟수 등을 놓고 관계 부처, 교육청과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2회 선제검사 방침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병원과 검사에 대한 두려움이 큰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은 주 2회 선제검사는 현실성이 없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A씨는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신속항원검사를 제대로 해서 보내겠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무서워하는데 지속적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검사 때마다 아이들과 씨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지친 엄마가 대신 검사를 해서 제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경기지역 온라인 맘카페의 한 이용자도 “얼마 전 신속항원검사를 하러 갔다가 아이가 병원이 떠나가라 울어서 고생했는데 집에서 이걸 주 2회 하라니 말도 안 된다”라며 “학교에서 매번 확인할 길이 없으니 처음 음성 나온 걸 돌려막기하라는 말도 나온다”고 보탰다.

반면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이용해 선제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맘카페 이용자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해보니 어렵지 않아 검사를 하고 보내는 것이 조금이라도 안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백신도 못 맞는 상황인데 지금과 같은 대규모 확산에서는 방법이 없지 않나 싶다”고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한 선제검사 횟수와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