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저격하고 있다. ‘꿩(윤 후보) 잡는 매(추 전 장관)’를 자임하는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의 윤 후보 때리기가 여권에 약이 될지 독일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 발언과 맞물려 추 전 장관이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당 일각에선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에 대립하면서 대선 후보로 키워 준 측면도 있어 역효과을 우려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15일 대구 동성로에서 이 후보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던 중 손바닥을 펼치며 “여러분 왕(王)자 보이죠?”라고 물은 뒤 이어 ‘앞으로 제대로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적힌 파란 장갑을 보였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 TV 토론에서 손바닥에 ‘王’자를 쓰고 나왔던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대구가 신천지 때문에 빨리 확진자를 밝혀내 방역을 해야 될 위기에 법무부장관이 압수수색 지시를 내렸건만 영장을 반려시켜서 방역을 방해한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느냐”며 “신천지는 무섭고 대구시민 목숨을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이냐. 건진법사 말은 들어야 하고, 대통령이 당부하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지시는 거역해도 된다 이런 말이냐”고 반문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재명이넷플릭스 미니 드라마 만희 사랑한 죄’라는 1분 2초짜리 영상에서 검찰총장실을 방문해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아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곧 검찰총장실을 찾았다. 이후 그는 문을 열어 들어가던 중 안에서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헉’하는 소리와 놀란 표정과 함께 두 눈을 손으로 가렸다.
이어 윤 후보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사진이 동시에 등장하며 배경음악으론 FT아일랜드의 ‘사랑앓이’ 곡 중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널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부분이 삽입됐다. 끝으로 ‘만희 사랑한 죄, 다음 회에’라는 문구로 영상이 마무리됐다. 이 영상은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토론에서 이와 관련해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복지부에서 30만이 되는 신도가 반발할 경우에 관리가 안 되니까 강제수사는 지금 단계에서는 안 되니 조금만 미뤄달라고 해서 바로 중대본과 함께 대검의 디지털 수사관들 투입을 해서 압수수색보다 더 광범위한 범위로 신천지의 과천 본부 서버를 다 들어와서 중대본에 넘겨줬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