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먹거리 ‘대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 공장식 도축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체육이란 고기를 대신해서 먹을 수 있도록 비(非)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농심은 지난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출시했다. 이어 농심은 올 4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의 문을 연다.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한다. 총괄 셰프는 미국 뉴욕의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태형 셰프가 맡았다. 김 셰프는 평소 비건 푸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해 왔다. 농심 관계자는 “원재료부터 요리까지 모두 농심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한층 다양한 메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대체육 제조 기술 독자 개발
베지가든은 농심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 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로 40여 종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다. 떡갈비, 너비아니와 같이 한국식 메뉴를 접목한 조리냉동식품도 있다. 샐러드 소스와 국물 요리에 맛을 내는 사골 맛 분말, 카레 등 소스 및 양념류도 함께 선보였다. 농심은 대체육의 사회적 가치와 가능성을 일찌감치 주목하고 연구에 돌입했다. 2017년 자체 기술로 식물성 고기 다짐육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채식 커뮤니티와 유명 채식식당 셰프들과 함께 다양한 메뉴를 만들었다. 또한 소비자의 시식과 평가를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품의 맛과 품질 완성도를 높였다.
● “비건식 저변 더욱 넓히겠다”
대체육은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만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체육은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과 환경보호를 위해 개발됐다. 대체육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콩고기는 1960년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축산업으로 인한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며 고기를 대신할 대체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근 대체육은 환경과 윤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대체육을 활용한 가공식품과 비건 레스토랑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비건 레스토랑을 기반으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비건식의 저변을 넓혀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