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종 씨.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설악산국립공원의 마지막 지게꾼이 노동 착취를 당하는 것으로 보여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대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게꾼이 사무소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 사무소 측은 “임 씨에게 근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관련한 사항을 관계기관에 통보 및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설악산국립공원에서 지게꾼으로 일하는 임기종 씨(65)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2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마지막 지게꾼으로 출연한 임 씨가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으면서 일한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질문이 올라왔다. 질문자는 “(임 씨가) 비룡폭포(1시간 30분) 6000원, 흔들바위(2시간) 2만 원, 대청봉(6시간) 25만 원(을 받는다)”며 “적정한 가격이냐. 임금 책정은 누가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사무소 측은 이어 “다만 임 씨가 과거 공원 내 민간시설(휴게소 및 대피소)과 암자 등에 물품 운반을 대가로 일당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공원 내 휴게소는 모두 철거되었고 대피소는 공단 직영으로 전환 후 헬리콥터로 물품을 운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송의 내용대로 임 씨의 급여 및 처우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은 안타깝게도 사무소가 행정적으로 관여하거나 개입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직접적인 조치가 어려운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임기종 씨.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짐을 옮기고 받는 돈은 위치에 따라 달랐다. 2시간 걸리는 흔들바위까진 2만 원, 1시간 30분 걸리는 비룡폭포까진 6000원, 6시간 걸리는 대청봉까진 25만 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수 km에 달하는 곳을 오르내리는 건 중노동이라며 임 씨가 받는 임금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임금을 임 씨가 정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