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80주년을 맞아 15일 삼지연시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 전날인 15일 삼지연시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정작 광명성절 당일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광명성절을 계기로 열린 다양한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도 김 총비서의 동향은 보도하지 않았다. 김 총비서는 통상 광명성절 자정에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북한 매체들은 이튿날 이를 보도해 왔다.
북한은 올해는 처음으로 평양이 아닌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열면서 김 위원장 생일의 의미를 더욱 부각했다. 삼지연시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고향이 있다고 주장하는 곳이자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을 상징하는 곳으로 ‘혁명성지’라 불린다.
하지만 이날 김 총비서의 참배나 행사 참석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서 어디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김 총비서가 평양으로 이동했다면 군 장병 결의대회·예식 등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개월 전부터 북한 군의 동향이 포착되면서, 열병식도 점쳐졌지만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비슷한 형식의 행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다만 이튿날 보도를 종합해볼 때 김 총비서는 일단 평양에서 열린 공식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가 삼지연시에 머문다면 핵·미사일 개발 등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가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직후 등 주요 계기에 삼지연시 인근 백두산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 일가를 제외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간부들은 중앙보고대회 이후 백두산 밀영의 김정일 고향집을 방문하고 삼지연시에서 열린 경축연회에도 참석했다. 이에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부인 리설주 여사 등 측근과 함께 인근에 머물면서 다음 행보를 구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중앙보고대회에 박정천 당 비서나 림광일 총참모장 등 군 인사가 불참한 것을 두고 베이징 올림픽 폐막(20일) 이후 미사일 발사나 4월 태양절 계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총비서는 2020년 4월15일 태양절과 같은해 10월10일 당 창건 75주년 때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거른 적이 있지만 광명성절 참배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올해는 특별히 삼지연시에서 추모행사를 한 만큼 태양궁전 참배를 갈음했을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북한 매체 보도로는 김 총비서의 동향을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북한 매체 보도 패턴이 달라졌을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