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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발로 뛴 15년… 군민 목소리 들으면 보약 먹은 듯 힘이나”

입력 | 2022-02-18 03:00:00

[부울경, 손잡고 미래로]
오규석 기장군수 인터뷰
야간 민원실 열고 주민 의견 경청… 서명운동 벌여 도시철도 노선 유치
복지에도 힘써 전국서 최우수 평가



오규석 기장군수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직접 발로 뛰어 주민을 위한 정책을 펴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기장군 제공


부산에는 16개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이 중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포함해 가장 면적이 넓은 기장군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유일한 ‘군(郡)’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오규석 기장군수(64)는 15년째 기장군을 이끄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1995년 초대 민선 군수로 3년간 일했고 2010년부터 내리 3선을 한 것.

오 군수는 “민생 곳곳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보약처럼 군정을 이끌어 가는 데 엄청난 힘이 됐다”며 “항상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직접 현장을 찾아 주민에게 필요한 점을 고민했던 게 오랫동안 주민의 선택을 받았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긴 재임 기간만큼 성과도 상당하다.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와 야구 테마파크 및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안데르센 동화마을, (가칭)부산기장촬영소, 정관 빛·물·꿈 교육행복타운, 일광도서관, 일광천 연어 테마길 등을 완공했거나 조성 중이다.

오 군수는 “국비 확보를 위해 쉼 없이 뛰어다닌 적도 많았고 때로는 1인 시위 끝에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성공시킨 경우도 있었다”며 “모든 행정 정책과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주민, 전문가단체, 이해 관계자, 관련 부서가 함께 대화하고 협업해 행정 수요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피드백되도록 하는 ‘기장형 애자일 행정 프로젝트’를 개발해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365일 열린 야간군수실’을 열어 민원을 직접 청취한 것도 여러 일들을 할 수 있던 동기”라고 덧붙였다. 이 공로로 기장군은 2021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국민 참여 수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상을 받았다.

도시철도 정관·기장선, KTX-이음 노선의 정차역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그는 “기장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어서 유사시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생명선’이 시급하고 게다가 관광명소로도 떠올라 교통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며 “2012년부터 국회, 기획재정부 등을 160여 차례 방문해 설득했고 범군민 서명운동까지 벌였다"고 설명했다.

주민복지와 안전 분야 정책에도 내실을 기하고 있다. 최근 돌봄·복지와 교육·문화 분야에서도 공적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의 ‘2021 지자체 생산성 대상 생산성 측정’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 행정안전부의 ‘2021년도 전국 지자체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도 6개 항목 중 5개에서 1등급을 받아 전국 기초단체 중 최우수를 받았다. 특히 화재, 교통사고, 생활안전 분야에선 7년 연속 1등급을 유지했다. 코로나19가 엄습했던 2020년 2월, 전국 최초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 군민에게 무상 지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군수는 업무추진비를 쓰지 않는 단체장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주민의 소중한 혈세를 군수부터 아껴야 한다는 마음에 업무추진비를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선 가장 적은 선거비용(약 3200만 원)을 쓰고 당선돼 화제가 됐다. 선거사무실, 유세 차량도 없이 가족들과 발로 뛴 결과였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지방관이 백성을 사랑하는 길은 절용(節用)이라 하셨다. 법적으로 보전받을 수 있는 선거 비용조차 소중한 혈세인 만큼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를 치르려 노력했다”고 했다. 당시 43.2%의 득표율로 당시 2위 후보를 11.7%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내리 3선을 했다.

연임 제한 규정 때문에 오 군수는 6월 말 자리에서 물러난다. “오랫동안 지지해 준 고마운 주민들을 돕기 위해 본래 직업을 살려 ‘문턱 낮은 한의원’을 열 예정”이라는 오 군수는 “고향 기장군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보탬이 되는 길을 찾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