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현장은 이미 지옥” 의료진, ‘방역완화 검토’ 작심 비판

입력 | 2022-02-17 15:11:00

16일 오전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정부가 오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현장 의료진이 이를 작심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 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확산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태가 나빠진 일반관리군이 어떻게 해야 될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도 있다는 사인을 주다니. 중환자도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하는데”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전날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를 걱정했다. “아무리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이라도 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중증으로 온 환자는 델타때와 상태가 다르지 않다”고도 알렸다. 또 “병원 직원 확진 때문에 일부과가 환자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15일에도 비판은 이어졌다. 이 교수는 “적어도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달라.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달라”고 했다. 특히 그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집단발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3135명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내달 중순경 하루 확진자가 27만 명 수준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는 이보다 빠르게 현행 거리두기를 ‘사적 모임 8명, 영업제한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말부터 2주 넘게 200명대를 유지했던 위중증 환자 수는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76명 늘어난 3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5일 392명 이후 약 3주 만에 최다치다. 재택 치료 환자 수는 31만 4565명이다. 전날보다 4만8525명 늘어난 수치다.

다만 방역당국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는 이번 주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현 체계에서 1500~2000명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환자실, 준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각각 28.5%, 46.6%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