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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개편’에 바빠진 약사들…“공문 숙지하랴, 키트 소분·재고 문의응대까지”

입력 | 2022-02-17 15:33:00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동네 의료기관에서 전화 상담 후 처방받은 약을 모든 동네 약국에서 조제·전달받을 수 있도록한 ‘재택치료 체계 개편 이행 방안’이 17일로 시행 둘째날을 맞았지만 여전히 자가진단키트 업무에 시달리는 약사들은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이 같은 개편안에 따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재택치료 대상자 중 일반관리군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재택치료 의약품을 모든 약국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화 상담으로 처방받은 해열제, 감기약 등은 지정된 약국 472개소에서만 조제, 전달받을 수 있었다.

다만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동거인이 수령하는 게 원칙이다.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이전처럼 시·군·구에서 지정된 약국에서만 받을 수 있다.

전날부터 관련 방안이 시행된다는 공문을 받아본 약사들은 공문 내용이 수시로 바뀌고, 자가진단키트 업무에 치이는 탓에 공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어제 오후에 공문이 다시 정리돼서 내려오긴 했는데 나는 그걸 퇴근하고 집 가서 봤다. 어제부터 시행이었는데 어제 밤에서야 공문을 본 것”이라며 “나 같이 1인 약국 하는 약사가 많은데 그 약국들도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처방약 조제 대상 아닌가. 우리들은 자가진단키트 소분하랴, 재고 문의 대응하랴 정신 없다. 근데 하루에 몇 개씩 내려오는 공문을 언제 다 읽냐”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새로 시행된 사항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진 못하다. 만약 당장 관련 처방전이나 손님을 받게 된다면 오류 없이 할 자신 없다”며 “오류 생기면 고스란히 아픈 손님들 피해인데, 미리미리 공지하고 숙지할 시간을 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다른 약사 B씨도 “지침을 제대로 보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처방전을 받았는데, 공문을 몇 번이나 다시 들여다봤다. 처음 해보는 거라 생소하니까”라며 “손님도 불안한지 제대로 된 것 맞는지 되묻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공문을 진득하게 보고 있을 시간도 잘 없다. 공문을 보고 있으면 자가진단키트 재고 문의 전화 오고, 다시 좀 보려고 하면 키트 입고된 것 소분하느라 시간 다 쓴다”며 “어제 밤에는 퇴근하고 집 가서 진단키트 소분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일선 약사들의 불만에 대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약 조제와 전달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일선 약국에서 숙지할 수 있도록 지속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틀째인 만큼 차질 없이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는 약사도 있었다.

마포구의 약사 C씨는 “어제 오전만 해도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헷갈리던 사항을 정리한 공문이 어제 오후에 내려왔다”며 “보고 따라 하니까 크게 혼란은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약사 D씨는 “병원에서 간호사가 직접 처방전을 갖다주면서 설명해 줘서 혼란은 없었다”며 “기존 일반 손님들의 경우와 절차상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