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 박해옥 할머니가 별세한 가운데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정부와 기업의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17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가 강제노역 피해자 박해옥 할머니 별세에 대해 “가해국 시민으로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조전을 보내왔다.
나고야소송지원회는 조전을 통해 “청춘과 인생을 앗아간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으로부터 사죄의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신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나고야 지원회와 변호인단은 오랫동안 원고로 싸우신 고 박해옥 할머니를 위해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나고야 소송지원회는 일제 강점기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사과와 손해배상을 촉구하는 활동을 일본에서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부터 매주 금요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금요행동’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집회를 하지 못함에 따라 항의 서한을 기업과 정부에 보내고 있다.
전남 순천 출신의 박해옥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직후 일본인 교장의 협박에 의해 1944년 5월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지제작소에 끌려갔다.
해방이후 돌아와 강제노역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시민단체 활동을 벌였으며 소송에 참여해 대법원 승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병이 악화돼 93세의 일기로 이날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