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가 삼성전자에서 일한다.
삼성은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리퍼트 전 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 및 대외총괄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리퍼트 전 대사는 오는 3월1일부터 워싱턴DC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지정학, 입법, 규제 동향 및 정책을 기업 전략에 융합한다.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장은 보도자료에서 “리퍼트 전 대사는 삼성전자에 수십 년에 걸쳐 쌓은 공공 정책 경험은 물론 미국 내 사업에 지정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그는 재임 초기부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한국에서 낳은 첫아들의 이름을 ‘세준’으로 짓기도 했다. 2015년 3월에는 한 강연회 참석 중 흉기로 피습을 당해 얼굴에 자상을 입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한·미 동맹의 상징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말하는 등 침착하고 의연한 대응으로 화제가 됐다.
대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미국 보잉,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에서 대관 업무를 맡았다. 리퍼트 전 대사는 2020년부터는 유튜브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책 총괄을 맡았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정부를 대상으로 유튜브 정책을 알리고 조율하는 자리였다.
삼성전자가 리퍼트 전 대사를 대외협력 고위 임원으로 영입한 것은 그의 한국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및 미 정치권에 대한 원활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하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요구 등 삼성전자의 대외 산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점에 비춰 리퍼트 전 대사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행정부 관료 경험과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도, 대사 퇴임 후 여러 대관 업무를 맡은 점이 리퍼트 전 대사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