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아파트 공사현장 등에 철근을 납품하는 과정에 특혜성 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이용섭 광주시장의 동생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9단독 김두희 판사는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의 동생 이모(66)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에게 호반그룹이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형(이용섭 시장)에게 알선해주겠다며 1만 7112t(133억 원 상당)의 철근 납품 기회를 부여받아 4억 20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아파트 단지 2곳의 공사현장 철근 납품가(경쟁입찰)보다 이씨의 철강유통사로부터 자재를 비싸게 구매했거나 다른 공사장서 최저 입찰 가격에 맞춰 견적서를 내달라고 한 점, 협력사 관리세칙을 강화(6번째 개정)해 놓고도 평가와 등록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특혜성 거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씨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호반건설 거래에서 발생했고, 호반 협력업체 선정 이후 국내 3대 제강사의 철강 유통사로 등록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씨는 “건설사와 철강 유통회사들의 기본적 영업 활동이었다. 협력사 등록과 수의계약 과정에 특혜는 전혀 없었다. 계약 과정에 철근 시중가가 기준가보다 감소해 혜택을 받은 바 없다”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판장은 증거·기록을 토대로 이씨가 전남 지역 한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의 가공 철근 납품권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과정에 호반건설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봤다.
재판장은 이씨가 형의 지위를 이용해 철근 납품 기회를 따냈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이 광주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 등의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바라고 자신에게 철근 납품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했거나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봤다.
이씨가 2018년 11월 13일 형과 김 회장의 만남 또는 연락을 주선한 점, 이 만남을 통해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 관련 감사 착수 전 예비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장 직무에 속한 상황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이익을 취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이씨는 유력 정치인이자 이 사건 범행 당시 유력한 광주시장 후보였던 이용섭의 친동생이라는 점을 내세워 가공 철근 납품 기회를 제공받는 이익을 수수했다. 이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됐어야 할 시정을 거래 대상으로 삼아 부정 이익을 취득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이씨의 사회적 유대 관계에 비춰 도주 우려가 없고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씨는 선고 직후 “억울하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