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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진 고충 해결됐으면[내 생각은/이세라]

입력 | 2022-02-18 03:00:00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재택치료도 늘고 있다. 의사들도 수많은 문의를 서울시의사회에 해온다. 이런저런 상황인데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부와 많은 협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료 현장은 혼란스럽다. 진료 기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는 것은 그 기준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많은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사들이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한 기준을 지키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부분은 건강보험 수가 삭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병원도 며칠 전 오접종을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위탁접종 의료기관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당했다. 백신 박스에 수기로 적은 유효기간과 백신 병에 인쇄된 유효기간을 혼동해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사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백신 병에 예쁘게 인쇄된 유효기간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 수많은 백신 접종 관련 공문 중에 하나가 박스에 ‘허접하게 쓰인 손글씨 유효기간’을 지키라는 내용이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많은 의료기관이 이렇게 단순한 실수를 하거나, 정부의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오류를 저질러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다양한 기준을 만들려고 의사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빨라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는 ‘모든 상황을 매뉴얼화하는 기준’ 자체를 만들기 어렵다.

올 1월에는 서울형 재택치료를 시작하면서 각종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월에는 코로나19 자가 관리 환자를 더 많이 허용하고 전화 진료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각종 기준을 만들기 위해 많은 협의를 거쳤다. 하지만 기준을 만들어도 불만이 생기고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일도 발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환자 중 재택치료 일반관리군 환자가 병원에 전화 진료를 요청하는 경우에 진료비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의 문제다. 정부는 처음에는 하루 한 번만 ‘무료’이고 이후엔 ‘유료’란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2회 이상 전화 진료를 요청해도 환자 본인 부담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의료인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기준에 혼란스럽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불합리는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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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