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1992년 알베르빌대회 김윤만 銀… 겨울올림픽 44년 만에 첫 메달 깜짝 성과에 경기사진도 없어 차민규 500m, 김민석 1500m서 銀-銅 얻었지만 새 역사에 도전
한국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은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나왔다. 1992년 2월 18일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윤만이 1위에 0.01초 뒤진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고 감격에 젖은 19세의 김윤만(왼쪽 사진). 이후에도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모태범이 은메달을(가운데 사진),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김태윤이 동메달을 따내며 1000m의 기적을 이어갔다. 대한체육회 제공·동아일보DB
1992년 2월 18일은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작의 날’이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당시 19세의 김윤만이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출전한 후 44년 만에 나온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이보다 이틀 뒤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첫 메달이자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관계자와 취재진은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장에 모여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 김기훈이 한국의 겨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주종목인 500m에서 10위를 했던 김윤만은 1000m에서는 입상 욕심 없이 후련하게 레이스에 임했는데 120%의 경기력이 나왔다.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몸의 균형을 잡고 힘 있게 치고 나간 스케이팅은 최고 시속 48km의 속도를 내더니 1분14초86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전광판에는 ‘ROK(Republic of Korea) 2’가 떴다. 금메달을 딴 독일 올라프 칭케와는 불과 0.01초 차였다.
이로부터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18일, 차민규(29·의정부시청)와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나서 30년 전 이정표 재현에 도전한다.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500m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와 역시 1500m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1000m에서도 빙상 역사에 이름을 남길 태세다.
현재 대한체육회 생활체육부 과장인 김윤만(49)은 “베이징 올림픽 1000m 경기 날짜가 정확하게 30년 전 은메달을 땄던 날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알베르빌 이후 올림픽 1000m에서 두 번이나 메달이 나왔는데 베이징에서도 후배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1000m를) 겨울 대표 효자 종목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어 “김형호 대표팀 코치와 통화를 했다. 두 선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한다”며 “1000m가 강한 네덜란드 선수들과 잘 경쟁을 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