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집을…’ 펴낸 김지수 대표 집 구조, 사회-문화적 영향 받아 대형 테이블이 거실의 중심 되고 아파트도 발코니형이 인기 끌 것
집 꾸미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MZ세대에선 더 뜨겁다. 취향을 중시하는 데다 코로나 19로 인한 ‘집콕’ 문화 확산 때문이다. ‘오늘의 집’ 같은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도 많이 활용한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여행, 외식에 쓸 돈을 고가의 가구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듯 그는 집 안 구조와 가구는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게 바뀌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에 경대, 소반같이 낮고 작은 가구가 많았던 이유도 17세기 소빙하기 확산에서 찾는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까. 김 대표는 “그렇다”고 답한다. 사람들이 소비 활동을 집에서 해결하는 ‘홈코노미’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집에서 즐기는 ‘홈파티’의 편안함, 거실 소파에서 ‘혼술’을 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보는 안락함을 쉽게 놓진 않을 것이란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집 안에서 즐기는 법을 찾았습니다. 집이라는 작은 우주 안에서 내가 중심이 되는, ‘한국식 히키코모리(운둔형 외톨이)’ 세대가 주거문화를 이끌어 갈 겁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된 1978년 서울 강남구 서초삼호아파트의 거실(위쪽 사진). 소파와 TV가 놓인 전통적인 모습이다. 최근에는 거실 한가운데 다용도로 쓸 수 있는 큰 테이블을 놓는 인테리어가 인기다. 싱긋 제공
“TV를 두고, 맞은편에 소파를 놓는 전통적인 거실 구조는 해체될 겁니다. TV와 소파의 자리에는 큰 테이블이 놓일 거예요. 저희 집 거실엔 통원목 테이블인 2m 길이 우드슬래브가 한가운데에 놓여 있어요. 여기서 아이들이 숙제도 하고, 저도 업무를 봐요. 이런 집이 보편화되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요?”
“주말에 녹음이 짙은 교외로 여행을 떠나고 쾌적한 테라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취향이 아파트에도 옮겨 올 거라고 봐요. 탁 트인 곳에서 평화로움과 안락함을 느끼며 자연의 품에 안기길 원하는 인간의 본능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