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주당이 광주 복합쇼핑몰 반대” 민주당 텃밭 공략
이준석, 李 호남 유세 당일 “호남 지지율 목표치 30%로 상향” 자신감
與 “알량한 계략” 반박했지만
내부선 “쇼핑몰·운전면허시험장 없는 지역 민심 흔들릴 수도” 불안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연달아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여야가 ‘광주 복합쇼핑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호남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문제를 국민의힘이 “민주당 탓”이라며 날을 세우고 나서자 민주당이 “알량한 계략”이라며 맞불을 놓으면서다. 다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구체적 개발 공약에 지역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호남의 정책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우리 팀 특공조를 모두 투입한다”며 “광주 복합쇼핑몰 외에도 여러 가지 호남의 발전을 위한 이슈들을 발굴해서 제시하겠다”고 했다. 16일 윤 후보가 광주 지역 유세에서 “수도권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복합쇼핑몰 많은데 왜 광주만 없느냐”며 “민주당이 유치를 반대해왔다.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권리를 막느냐”고 한 것에 대한 연장선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오늘부로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윤 후보가 광주 유세에 나선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 발전 공약이 고작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인가”라며 “이는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광주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전남 순천 연향패션거리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8. 광주=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후보가 호남 지역 현장 유세에 나선 당일 국민의힘이 호남 구체적 생활 SOC 카드로 자신들의 ‘집토끼’ 공략에 나서자 당황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광주 지역 밑바닥 민심에는 복합쇼핑몰 뿐 아니라 운전면허시험장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없다는 문제의식이 상당하다”며 “구체적 개발 공약을 흔들어대면 민심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어 무턱대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윤 후보의 ‘복합 쇼핑몰’ 발언이 나온 16일 당일 민주당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지역 경제구조에 대한 기본 상식조차 없이 찬반 논쟁을 부추겼다”고 했다가 하루 뒤인 17일 광주시당 명의 성명으로 “우리는 복합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