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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발리예바에 “왜 포기했냐” 다그친 코치

입력 | 2022-02-18 12:50:00


멘털이 흔들린 선수를 두고 코치는 왜 포기했느냐며 다그치기 바빴다. 선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도핑 논란’으로 떠들썩하게 만든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이야기다.

발리예바는 17일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2.16점을 더해 최종 합계 224.09점으로 전체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이날 발리예바는 모두가 알던 ‘신기록 제조기’의 모습이 아니었다. 초반부터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위태롭게 연기를 이어나간 발리예바는 겨우겨우 프로그램을 끝냈다.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얼굴을 감싸 쥔 발리예바는 복잡한 표정으로 빙판을 벗어났다. 그러나 경기 후 일반적으로 나누는 코치와의 포옹은 없었다.

오히려 투트베리제 코치는 발리예바를 향해 “왜 포기했어? 왜 싸우길 멈췄어? 나에게 설명해봐”라고 추궁했다. 투트베리제 코치의 멘트는 방송을 통해서도 전달됐다.


사실 최근 논란을 고려하면 발리예바가 무너진 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발리예바는 도핑 파문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 당시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도핑 위반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되면서 즉각 비난이 일었다.

발리예바는 여자 싱글 출전을 강행했고,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비난 여론에 발리예바도 버텨내지 못했다.

다만 그를 지도하는 투트베리제 코치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어린 소녀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아이들을 일회용 컵처럼 쓰고 버린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이번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베이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