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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좀도둑’ 전락한 조세형, 출소 한달만에 또 절도

입력 | 2022-02-18 13:57:00

조세형 씨. 동아일보DB


과거 일명 ‘대도’(大盜)로 불리다 말년에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 씨(84)가 출소 후 한 달 만에 또다시 절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조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 씨는 공범 A 씨(63)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소재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총 3차례에 걸쳐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집안에 들어가 현금, 귀금속, 명품가방과 의류 등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지난 14일 A 씨를 먼저 구속했다. 이어 A 씨로부터 조 씨가 공범이라는 진술을 얻어내 17일 조 씨를 검거했다. 조 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사를 마친 후 조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절도 규모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200만 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그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페어 셰이프 가공법의 변형인 물방울형 다이아몬드로 5.75캐럿짜리이며 조세형 씨가 훔쳤던 것과 크기, 모양이 같은 물건(왼쪽). 1980년대 조세형 씨가 훔쳤던 보석류. 동아일보DB

조 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훔친 돈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 씨가 훔친 물건 중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어음 사기를 저지른 장영자 씨가 소유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는 등 범죄에서 손을 씻은 것처럼 보였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