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 공원에서 뉴욕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이 유엔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반(反)러시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전쟁은 안 된다”,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멈춰라”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앞 공원.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소집된 가운데 본부 바로 앞 인도에서는 시위 구호가 울려 퍼졌다. 뉴욕에 사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들이 모국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유엔에 요구하기 위해 집회를 연 것. 200여 명의 시민들이 저마다 피켓을 들고 두 시간이 넘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 달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온 여성 릴리아나 후덜리 씨는 “부모님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에 왔고 나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우크라이나에 친척들이 있어서 항상 가깝게 느낀다”며 “요즘 세상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 한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 공원에서 뉴욕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이 유엔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반(反)러시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히틀러나 스탈린에 비유한 피켓을 들고 나왔고,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면서 시위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19세기 후반 다른 유럽인들과 함께 대거 뉴욕으로 이주했다. 현재 뉴욕의 우크라이나계 시민은 약 8만 명으로 추산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