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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연장? 이제 지친다” vs “확진 폭증하는데 완화라니”

입력 | 2022-02-18 15:00:00

중대본, 식당·카페 영업시간 오후10시까지 연장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방역지침에 협조해온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이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확진자가 폭증하는데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게 말이 되나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8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1시간 연장’으론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43)는 “고작 1시간 연장으로 매출 회복에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건지 기가 막힌다”며 “정부가 자영업자 손실 보상을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해 명분을 쌓으려는 ‘꼼수’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역시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해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크게 실감되지 않는다”라며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기약 없이 길어지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집단행동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도 21일부터 간판 불을 밤 12시까지 켜는 방식으로 ‘점등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업시간 제한 완화 자체가 반갑지 않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중구의 김영훈 씨는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 넘게 나오는 상황에서 오히려 영업시간을 늘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녀의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과천시에 사는 선모 씨(45)는 “체감 상 9시나 10시나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개학과 등교를 앞둔 상황에서 굳이 영업시간을 연장해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주변에서는 ‘확진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경우 등교를 거부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거리두기 강화와 완화가 반복됐지만 신규 확진자가 폭증해 하루 10만 명 넘게 나오면서 정부의 지침이 신뢰를 잃었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최근 동생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대학생 박모 씨(25)는 “정부가 ‘셀프 치료’라는 이름으로 대다수 확진자는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직장인 유모 씨(44)는 “정부가 ‘셀프 치료’ ‘셀프 역학조사’ 등을 도입하는 것을 보고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이해했다”면서 “한데 이번에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그대로 두고 영업시간만 겨우 1시간 연장하는 걸 보니 정부가 상황이 나쁘다고 판단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 씨는 “백신 3차 접종만 진척되면 영업 제한은 거의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젠 정말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신모 씨(54)는 “거리두기 조치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