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목에 특정 국가가 강세를 보이면 메달리스트들이 흔히 받는 단골 질문이 있다. 바로 ‘강한 비결이 뭔가’다. 가장 뻔하지만 사실에 부합하는 답은 좋은 선수들과 타다보면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각국의 메달리스트는 그것 말고도 조금 더 흥미로운 자신들의 추론(?)을 내놨다.
14일 남자 바이애슬론 10km 스프린트에서 나란히 포디엄에 선 노르웨이의 요하네스 팅크네스 뵈(금메달)-타리에이 뵈(동메달) 형제.
바이애슬론 10km에서 동메달을 딴 타리에이 뵈(오른쪽)가 금메달을 딴 동생 요하네스 팅크네스 뵈(가운데)를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다. 노르웨이가 바이애슬론에서 획득한 메달 10개 중 형제는 단체전 메달 2개(혼성 계주, 남자계주)를 포함해 절반이 넘는 6개의 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런 애들이 100명 있다고 치면 그 중 한 명은 나중에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고 스키를 사랑하는 염색체(DNA)가 박혀있으니 메달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7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디펜딩 챔피언 데이비드 와이즈가 왼손으로 스키 앞쪽을 잡는 그립으로 더블콕 1620(회전축 두 번 바꾸며 4바퀴 반 회전)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와이즈는 "요즘에는 모두 다 16(4바퀴반 회전)기술을 쓰기 때문에 단순한 회전기술 만으로는 (메달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몸에 가까운 곳을 잡는 안전하고 단순한 그립이 아닌 다른 걸 하는 사람이 메달을 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미국 대표팀 공식의상을 받고 단체사진을 찍은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 선수들. 2014 소치-2018 평창 2연패의 주인공 데이비드 와이즈(오른쪽)는 미국 팀이 하프파이프에 강한 비결로 '정해진 것을 따르기 싫어하는 반항기'를 꼽았는데 사진 한 장 만으로도 이들의 자유분방함이 드러난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미국팀은 애런 블런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위, 버크 어빙(왼쪽 두번째)이 3위, 와이즈가 4위, 알렉스 퍼레이라(왼쪽)가 7위로 전원이 결선 진출에 성공해 19일 메달색을 겨룬다.
와이즈는 2대회 연속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세 번째 올림픽에 나올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여전히 이들 사이에 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결선에 올랐으니 오늘은 그걸로 됐다”며 프리스타일 종목 선수 특유의 ‘쿨내’가 진동하는 소감을 전했다.
알파인스키 여자 복합(회전+활강)에서 2018 평창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한 스위스의 미셸 기신.
기신은 이날 우승 후 스위스의 활약 비결로 “올림픽에서 계속해 그간의 활약을 이어가려고 모두가 노력한다”는 다소 밋밋한 답을 내놨다. 다만 그는 자신의 메달 비결에 있어서는 동료들과 마신 ‘와인’이 도움이 된 것 같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스위스 알파인스키 대표팀 구성원들이 17일 여자 알파인스키 복합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딴 스위스의 미셸 기신(왼쪽)과 웬디 헐드너(오른쪽)를 목마 태우고 이들의 동반메달을 기념하고 있다.
다만 전날 남자 활강에서 금메달을 딴 스위스의 베아트 포이츠가(35)의 코치는 기신과는 달리 ‘논알콜’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포이츠와 경기 전 뷘드너 플라이쉬(소고기를 말려 만든 스위스 전통음식)를 먹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스위스 전통음식을 예찬한 그는 “맥주는 안 마셨다”고 덧붙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