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청 전경/뉴스1 DB
전주시 공무원노조가 출근 한 달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공무원의 순직(공무상 재해 사망)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신규직원 및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근본적인 보호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 전주시지부(지부장 라미숙)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5일 오전, 전주시 공무원이 출근보다 절망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우리노조는 애통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하며, 깊은 슬픔에 빠져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적 재난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전주시가 최선을 다하주길 바란다”며 “고인의 죽음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공무상 재해 사망’이다. 전주시는 즉시 순직을 인정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2년여 동안 공무원들은 방역 일선과 민생현장의 최전선에서 혹독한 사투를 벌여왔다. 본연의 업무는 물론이고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휴일도 없이 확진자 관리, 역학조사, 재택 및 자가격리자 관리, 물품 및 약품배달, 다중이용업소 점검 등으로 인해 극한의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 역시 새로운 업무에 적응할 새도 없이 인력부족으로 허덕이는 업무를 견뎌야했고, 내색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묵묵히 이겨내 오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020년 2월, 방역 업무 등으로 인해 공무원이 과로로 사망한 일이 발생한 이후 노조는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해왔다”면서 “하지만 급속도로 확산되는 코로나19 방역에 대처한 시청의 유일한 선택은 공무원들의 동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방역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더 이상의 희생이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특히 신입 공무원들에 대한 보호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하다. 못 버티겠다. 온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시험 합격 후 6개월 만인 지난달 처음 일을 시작한 A씨는 현재 정식 임용 전인 시보 공무원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A씨가 “연일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해 자주 힘들다고 말해왔다”면서 “과도한 업무로 인한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