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서 5위 기록 밀라노 동계올림픽 의지 드러내
김보름이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준결승 경기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여유롭게 스케이팅을 하고 있다. 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29·강원도청)이 19일 경기를 마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팀 동료를 따돌렸다는 ‘왕따 논란’으로 비난에 시달렸던 그는 이날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16초15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김보름은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평창 올림픽 끝나고 딱 4년이 됐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만 경기 전에 많은 분들이 메시지를 줬다. 하나하나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당시 노선영을 따돌리고 주행했다는 이른바 ‘왕따’ 논란에 휩싸였다. 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노선영이 뒤처지면서 불거진 의혹이었다. 김보름의 해명에도 비난이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글이 올라와 60만 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김보름은 ‘과거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가 됐나’라는 질문에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을까봐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무서웠다”면서 울먹였다. 그러면서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 응원이 없었으면 5위라는 성적조차도 못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김보름이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보름은 4년 뒤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내가 스케이트를 다시 탈 수 있을까? 베이징을 갈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지금은 마음을 다잡으면 어떠한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의지가 생겼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보름은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메달을 땄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것 같다. 응원을 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그래도 지금… 괜찮은 것 같다”며 “마음에 와닿는 말이 많았다. 하나를 꼽기는 힘들지만 ‘이미 금메달’이라는 말이 힘이 됐고 ‘믿고 있다’는 말도 힘이 됐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