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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쓰레기통에”…점차 드러나는 투트베리체의 민낯

입력 | 2022-02-20 14:17:00

금지 약물을 복용해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참가해 라벨의 ‘볼레로’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7/뉴스1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논란이 터지면서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발리예바를 지도한 에테리 투트베리체 코치다.

투트베리체 코치는 자신이 지도한 선수들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러시아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았지만, 어린 나이의 선수들을 학대하고 금지약물 복용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터진 도핑 파문으로 그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투트베리체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은퇴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그의 강도높은 지도방식에 의문을 품고 있는 시선이 많다.

과거 투트베리체 코치에게 지도를 받은 선수의 폭로도 나왔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투트베리체 사단 일원이었던 폴리나 슈보데르바는 “(그와 함께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투트베리체 코치의 폭언이었다”고 밝혔다.

슈보데르바는 “훈련이 잘 되지 않아 쓰레기통에 갇힌 적도 있다”면서 “훈련이 끝날 때까지 뚜껑을 열어주지 않았고, 나에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있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상이나 피로해도 훈련은 쉴 수 없었다. 발가락 2개가 골절됐지만 그래도 훈련을 계속 해야 했다. 100번을 더하고 필요하면 200번을 반복했다. 부상 부위는 시퍼렇게 부어올랐고, 운동화를 신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며 투트베리체 코치의 가혹한 훈련 방식을 비판했다.

문제는 이런 훈련 방식이 지속되는 데도 아무도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슈보데르바는 “부모님은 일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12세에서 16세까지의 선수들은 정면으로 이런 일들을 마주했다. 너무나 무서웠고, 그래서 그에게 거스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이 젊은 스케이터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라며 “러시아 정부는 투트베리체의 육성 방법을 아직도 지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투트베리체 코치가 소속 선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투트베리체 코치는 발리예바가 프리스케이팅을 마치고 나온 뒤 힘들어하자 다가와서 “왜 더 싸우지 않았냐”며 질책했다. 이 모습이 중계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되면서 많은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투트베리제 코치의 행동에 대해 “발리예바 측근이 그를 냉대하는 장면을 봤다. 소름 끼칠 정도였다. 쌀쌀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고 거리감도 느껴졌다. ‘어떻게 저렇게 선수에게 냉정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