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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도 밀린 대형마트 “신선식품 승부수”

입력 | 2022-02-21 03:00:00

온라인에 치이며 작년 매출 감소… 매장 구매 많은 식품에 눈 돌려
홈플러스 ‘메가 푸드마켓’ 개장… 이마트는 ‘DIY 생선회’ 등 행사
롯데마트, 참치회 등 특화 매장



대형마트들이 신선식품 코너를 강화하며 변신에 나섰다.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위쪽 사진)의 즉석 샐러드 코너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의 참치회 전문매장에 참치회가 진열돼 있다. 각 사 제공


대형마트 3사가 신선식품을 앞세워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유통 주도권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간 데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도 매출이 밀리자 대형마트들이 생존을 위해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신선식품 코너의 강화다. 신선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오프라인에서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기 적합한 품목이라는 뜻이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참치회 전문매장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대형마트식 오마카세(주방특선)를 선보인다. 요리사가 고른 가장 신선한 횟감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요리해주는 이른바 ‘오더 투 메이드’ 방식이다. 고객은 횟감의 원물과 두께는 물론 초밥·회·후토마키·하코스시 등 다양한 조리법을 선택할 수 있다. 체험형 재미 요소를 통해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홈파티 문화가 확산되며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하려는 욕구에 발맞추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이마트는 23일까지 고객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생선회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참돔·연어·광어 등을 뼈를 제거하고 손질한 필렛 형태로 판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두께와 넓이로 회를 즐길 수 있다. 초밥과 연어장, 샐러드와 회덮밥 등 다양한 메뉴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17일 인천 간석점을 ‘메가 푸드 마켓’ 1호점으로 개장했다. 기존 점포를 리뉴얼한 곳으로 ‘세상 모든 맛이 다 있다’를 주제로 축산·수산 신선 식품군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과일 코너에서는 열대과일과 신품종과일 등 120여 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축산 코너에서는 한우 최상위 등급부터 제주흑돼지, 항공직송 양고기와 송아지고기, 우설, 하몽 등 다양한 육류를 판매한다. 수산 코너에서는 홈파티 등으로 인기가 많은 킹크랩과 랍스터를 비롯해 던지니스 크랩과 프리미엄 참치회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대형마트들의 이 같은 변신은 대형마트 매출이 최근 편의점에 처음으로 매출 역전을 당하는 등 영업이 악화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매출에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7%로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의 비중 15.9%보다 적었다. 편의점이 상품군을 강화했고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소비자들도 동네에서 물건을 소량 구매하는 추세로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백화점과 편의점 매출이 전년보다 24.1%, 6.8%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는 이 기간 2.3% 떨어졌다. 백화점이 명품 소비 등의 특수를 누리고 일부 점포는 오프라인 점포 전략을 강화하는 동안 대형마트는 판매 주도권을 고스란히 온라인 채널에 넘겨준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가 신선식품과 체험형 요소를 결합한 형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 채널이나 편의점 등보다 경쟁력이 높을 상품군인 만큼 신선식품 코너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개편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