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비행 중 심각한 안전 위협”… 모리슨 총리 “中, 부적절한 협박” 국방장관도 “군사행동” 맹비난… 中매체 등선 별다른 반응 없어 濠, 美의 對中견제 동참으로 갈등… 외교-무역 이어 군사긴장 우려
중국 해군 구축함 허페이함
○ 호주 총리 “협박이라고 볼 수밖에”
20일 대만과 호주 언론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17일 중국 해군 남해함대 소속 구축함 허페이(合肥)함이 호주 공군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고 밝혔다.호주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공군 대잠 초계기는 당시 호주 북부 공항 상공을 정상 비행 중이었다. 항공기를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하는 행위는 심각한 안전 위협 사건”이라면서 “이는 ‘군사적 행동’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호주 공군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0일 “(중국의) 협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부적절하며 정당하지 않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피터 더턴 국방장관도 호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행동은 매우 공격적”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더턴 장관은 “중국 정부는 중국이 저지른 공격적인 괴롭힘(bully)을 아무도 알지 못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 당국과 매체들은 이날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中, 미국에 쏠리는 호주 ‘불편’
2018년 호주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산 석탄, 바닷가재, 와인 수입을 막는 무역보복을 가했다. 호주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강력히 요청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 악화됐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한 베이징 겨울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도 동참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자주 벌이며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이틀간 공군기 52대를 진입시키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