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오른쪽)는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왼쪽)와 함께 이듬해 1월 20일 취임식 일정에 맞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워싱턴에 도착하는 220km 열차 여정에 나섰다. 사진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3·9대선에서 열차 유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열차로 이동하거나 주요 열차 노선을 따라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에서도 열차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한번에 여러 지역을 훑으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을 ‘간이역 유세(whistle stop tour)’라고 부르기도 하죠.
△“The train conductor might leave me behind.”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스터 암트랙(전미여객철도공사)’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차 사랑이 지극합니다. 2020년 대선 때 오하이오 기차역에서 내려 유세를 벌이다가 “기관사가 나를 두고 가버리겠다”며 바삐 연설을 마치고 열차에 올랐습니다. 암트랙의 철저한 운행 시간 준수를 이런 식의 농담으로 풀어낸 것이죠. 사람이나 물건을 두고 떠나는 것을 ‘뒤에 남기다(leave behind)’라고 합니다.
△“You can judge a man by the company he keeps. I‘m keeping pretty good company.”
△“To the children who hear the whistle of the train and dream of a better life, that’s who we‘re fighting for.”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 독립의 발상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워싱턴에 도착하는 나흘간의 열차 여정에 나섰습니다. 곳곳에 정차하며 멋진 연설을 많이 했습니다. 델라웨어 기차역에서 “열차의 경적 소리를 들으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싸워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기찻길 옆 아이들처럼 힘들게 사는 이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입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