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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카자흐 前대통령 딸의 고성 개조를 막아라”

입력 | 2022-02-21 03:00:00

쿨리바예바, 1376억원에 산 옛성
수영장 등 만들고 고목 없애길 원해
당국 “보호 필요한 유적 분류할 것”



스위스 제네바 샤토 벨레리브. 스위스 잡지 빌란 캡처


카자흐스탄 전 독재자의 딸이 스위스 고성(古城)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추진하자 스위스 문화재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국영방송 RTS 등에 따르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82)의 딸 디나라 쿨리바예바(55·사진)는 2020년 스위스 제네바 레만 호숫가에 있는 성 샤토 벨레리브를 1억600만 스위스프랑(약 1376억 원)에 사들였다. 1666년 지은 샤토 벨레리브는 주변의 산맥, 호수 등과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자랑하며 ‘제네바의 보석’으로 불린다.

쿨리바예바는 이 성으로 이사하기 전 실내 수영장과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수백 년 된 나무 30여 그루를 베어 내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의 주요 뼈대와 지붕도 손볼 계획이다.

유서 깊은 성이 훼손될 상황에 놓이자 제네바 당국은 우려를 밝히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RTS는 “당국이 이 역사적인 건물을 ‘보호가 필요한 문화유적’으로 새롭게 분류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인 나자르바예프는 1990년 집권해 2019년 퇴임할 때까지 인권을 탄압하고 부정 선거를 일삼았다. 그는 2019년 3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측근에게 정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쿨리바예바는 자산이 13억 달러(약 1조5542억 원)에 이르는 카자흐스탄 4번째 부호로 알려졌다. 그의 남편 티무르 쿨리바예프(56) 또한 석유 재벌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