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전망치 27% 줄어… 니켈가격 작년말보다 20% 올라
車반도체 공급난에 주문은 감소… “실적악화, 단기적 해결 어려워”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차세대 성장 산업 중 하나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배터리 주문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 배터리 업계의 타격은 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1분기(1∼3월)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배터리 관련 업체 7곳의 영업이익은 연초 전망치와 비교해 27.1%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액은 19조4648억 원에서 20조5331억 원으로 전망치가 오히려 5.5% 늘어났지만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 전망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초 8495억 원에서 최근 5755억 원으로 32.3%나 낮춰 잡았다. 삼성SDI는 연초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166억 원이었지만 최근 2901억 원으로 8.3% 줄었다. 배터리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372억 원에서 81억 원(21.8%) 적은 291억 원으로, 482억 원에서 53억 원(11.1%) 낮은 429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이익 전망치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7일 기준 니켈 가격은 t당 2만4150달러로 2만 달러 선이던 지난해 말보다 20% 이상 올랐다.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국면 등으로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며 100달러 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완성차 생산 계획도 틀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차량용 배터리 주문이 감소해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올해 하반기에나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며 실적 전망치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론 실적 악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