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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도 열전… 황대헌 실격판정 ‘분노폭발’, 최민정 金 ‘폭풍응원’

입력 | 2022-02-21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IOC 인스타 계정 게시물 176개, 한국어로 쓴 댓글 1만510개 분석
쇼트트랙 논란때 부정적 반응 폭주… 한국서 메달 나오자 긍정반응 전환
울고웃은 최민정에 최다 응원 댓글
빙상-컬링 종목 등에 댓글 집중돼… 설상 종목은 상대적으로 언급 적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최민정은 배구 여제 김연경보다 핫(Hot)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펑펑 울었다. 그러고는 1500m에서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었다. 그 극적인 스토리에 마음을 사로잡힌 걸까. 온라인 민심(民心)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당시 여자배구(여배) 열풍을 몰고 다닌 김연경보다 더 많은 수의 댓글 응원 세례로 화답했다.

20일 본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인스타그램 한국어 계정(Olympic)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분석해본 결과다. 2014년 국내에 올림픽 홍보용 채널로 개설돼 IOC 소셜미디어팀이 운영하는 계정이다. 4∼19일 게시물 176개와 댓글 1만510개가 달린 이 계정에서 최민정은 응원 댓글에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428번)된 선수다.

이는 같은 계정에 도쿄 대회 당시 여자배구(응원 댓글 870번)가 받은 응원 댓글보다는 적은 수다. 하지만 여자 스포츠계의 최고 팬덤이라 불리는 김연경(199번)보다 많은 댓글 응원을 받으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올라섰다.

최민정이 정점을 찍었다면 올림픽 열기에 군불을 땐 것은 김민석(스피드스케이팅)이다. 전날 편파 판정 논란으로 ‘중국체전’ ‘부정 실격’ ‘눈 뜨고 코베이징’ 등 부정적인 댓글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던 것을 단 하루 만인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이번 대회 한국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는 것으로 반전시켰다.

IOC 공식 채널에서 부정적 댓글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런데 7일만큼은 댓글 감정점수의 총합이 ―131점을 나타냈다. 도쿄 대회를 포함해 유일하게 마이너스 점수가 나온 날이다.

이날은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심판진으로부터 ‘뒤늦은 라인 변경’이란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은 날이다. 이틀 전 중국의 ‘쇼트트랙 혼성 계주 노터치 금메달’ 논란이 이 황대헌의 실격 문제로 폭발한 것이다.

부정적 감정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돌려세운 게 김민석의 동메달이었다. 9일 피해 당사자(?)인 황대헌이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내고, 기존 팬덤이 확고한 차준환과 유영, 김예림 등 한국 피겨스케이팅 주요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면서 올림픽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는 16일 최민정의 금메달(여자 1500m)까지 이어졌다.

폐회식 날까지 베이징에서 이뤄진 총 17일간의 대장정 기간에 국민들은 최민정을 비롯해 이 대회에 참여한 한국 선수 65명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편파 판정 논란을 비롯한 각종 풍파 속에서도 끝내 메달을 수확하거나 후회 없는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을 보며 한국 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도 있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일부 인기 스포츠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응원 댓글에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 10명(팀) 중에는 최민정과 곽윤기 등 쇼트트랙 종목 선수 5명, 스피드스케이팅 1명(김민석), 피겨스케이팅 3명(차준환, 유영, 김예림), 컬링 1팀(팀킴)으로 설상 종목 선수는 소외돼 있었다.

베이징에서는 메달을 따진 않았지만 노장의 투혼을 보여준 크로스컨트리의 이채원, 월드컵 시즌을 잘 보내놓고 정작 올림픽에선 메달을 놓친 스노보드 ‘배추보이’ 이상호 등 남모르게 열정을 쏟은 국내 선수들도 많았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