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19일 베이징 매스스타트 5위 마감 “아무도 응원 안해줄까봐 두렵기도” 팬들 응원 메시지에 감사인사 전해 4년 전 같은 날에 왕따논란 불거져 폭언 손배소 일부승소 얻어낸 뒤엔 “평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어”
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을 5위로 마친 뒤 전광판을 보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아무도 응원해 주지 않을까 봐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4년 전 평창에서 겪은 고난의 시간을 흘려보낼 준비가 된 듯했다.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을 마친 김보름(29·강원도청)은 “4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 평창 대회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은 이날은 5위로 시상대 위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8위)은 물론이고 1차 대회에서 거둔 시즌 개인 최고 순위(6위)를 뛰어넘었다. 앞서 준결선을 2위로 통과한 그는 결선 막판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보름은 “레이스 중반 이후 앞쪽에 있겠다는 작전을 세우고 들어갔는데 너무 서둘렀던 것 같다.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을 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경주 후 김보름은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여드려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또 눈물을 흘렸다”며 울먹였다.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가 많았다. ‘이미 금메달입니다’란 말이 큰 힘이 됐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 온 자신을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사실 힘들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혼자 무너질 때도 많았는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제 조금 편하게 웃으면서 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야 정말 행복한 스케이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굿바이 베이징. 좋은 기억 남기게 해줘 너무 고마워”란 글을 올리며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