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군사 긴장으로 금값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리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정학적 불안이 금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 15거래일 중에서 12거래일 동안 올랐는데 전쟁 가능성에 불안한 투자자들의 안전선호에 대표적 안전자산 금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금선물은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하며 6월 2일 이후 최고를 달렸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0.1% 내려왔다.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헤지(회피)를 찾고 있다고 존행콕투자관리의 매트 미스킨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WSJ에 말했다. 금이 하락세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별들이 정렬 중”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미스킨 전략가는 우크라이나 긴장이 더 심해지면 금은 2020년 8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인 2051달러를 몇 개월 안에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금상장지수펀드(ETF)에 5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2020년 8월 당시 20주 연속 순유입 이후 최장 기간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번 상승세는 올해 금값 약세와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미국에서 금리가 오를 것이 유력시되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으로 회복하며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고 이자가 없는 금에도 하방압력이 심했다.
그리고 이번 우크라이나 긴장이 완화하면 금값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한다.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한 군 일부를 철수했다고 밝힌 지난 15일 금값은 0.7%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의 긴장에 금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알 수 있다고 스탠다드앤차타드의 수키 쿠퍼 금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그는 “이번 상승이 단기 전술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금값의 움직임은 훨씬 더 미미할 것 같다”며 연말 금값이 온스당 1730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