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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 크레디트스위스 ‘비밀 고객’ 명단 폭로…부패·독재 등 범죄자 포함

입력 | 2022-02-21 14:48:00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수십년간 독재, 부패 등에 연루된 범죄자들을 고객으로 관리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언론 쥐도이체차이퉁은 내부고발자를 통해 입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전세계 3만여명의 1만8000개 이상 계좌 정보를 전세계 46개 언론사와 공유했다.

이는 지난 194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개설된 계좌로 총 1000억 달러(약 119조원) 규모가 넘는다.

보도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불법 자금을 차단하겠다는 수십년에 걸친 약속에도 불구하고 초부유층뿐만 아니라 범죄 활동과 연관된 인물들을 위해 계좌를 개설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계좌에는 요르단 국왕인 압둘라 2세, 이집트의 독재자였던 호스니 무바라크의 두 아들, 파키스탄 정보국 수장의 아들들,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베네수엘라 관리들, 필리핀의 인신매매범, 레바논 가수 여자친구 살해를 청부한 억만장자 등이 포함됐다.

일부 계좌는 1940년대 개설됐지만 3분의 2 이상이 2000년 이후 개설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는 은행 관계자들이 고객들의 의심스러운 활동을 지적한 후에도 거래를 계속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 베네수엘라 관리의 부패 혐의에 대한 보고서가 있었음에도 그의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 측은 “이미 수십년 전의 계좌들로, 특정 고객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유출된 계좌 중 상당한 계좌가 이미 폐쇄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한 변화를 겪은 스위스 금융 시장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 유출로 인해 비밀 관행으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한 법적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예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