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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살았나 죽었나…이재명-윤석열 ‘선두 경쟁’에 달렸다

입력 | 2022-02-21 14:57: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2022.2.11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면서 대선 정국이 안갯속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본투표 전까지 협상을 이어가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완주’를 천명하면서 단일화 변수의 작동 방향을 가능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야권 단일화는 양강 후보의 ‘지지율 싸움’에 운명이 달렸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윤석열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져 굳히기에 들어갈수록 단일화 동력도 희미해지지만, 혼전을 거듭할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 변수가 끈질기게 대선판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본투표 전에도 가능”…野 단일화 시한 재조정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단일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사전투표 전, 혹은 본투표 전까지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후 단일화할 경우 사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래도 (단일화가 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양당 입장을 종합하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여러 채널을 통해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오가는 ‘실무 협상’ 단계에는 나아가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관련 접촉을 했다”는 반면, 국민의당은 “어떤한 물밑 협상도 없었다”며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다.

한 야권 인사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이 안철수 후보와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협상을 한 적은 없다”며 “안 후보의 배우자(김미경 교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안 후보도 선거운동원 사망 사고로 경황이 없어 국민의힘이 준비한 대안을 전달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도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들과 접촉해왔고, 양 후보가 직접 만나자는 제안도 오갔었다”며 “윤 후보가 ‘이제 만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제안하자, 안 후보가 ‘실무적으로 확정되면 만나자’ 했는데 단일화 결렬을 선언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첫 대선 후보 법정 TV토론을 마친 후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완주’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단일화가 결렬된 배경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후보 사퇴설, 경기지사 대가설까지 퍼뜨리는 악의적 일들을 해 단일화 의지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지난 20일 단일화 결렬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 윤 후보에게 ‘더이상 답변을 기다리거나 실무자 간 대화를 지금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잠시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21.7.7 사진공동취재단


◇野 단일화 ‘시너지 반감’ 불가피…尹 ‘파격 제안’ 나설까

정치권은 야권 단일화 운명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격차’에 달렸다고 본다. 단일화 시한을 ‘본투표 전’으로 조정한 이상, 시너지 반감은 불가피하다. 윤 후보는 지지율 추세를 살피며 ‘단일화 득실’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 후보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결과를 얻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들고, 거꾸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조사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설문한 결과 이재명 43.7%, 윤석열 42.2%를 기록해 이 후보가 오차범위(±3.1%포인트) 내인 1.5%p 격차로 앞섰다.

직전 조사 대비 이 후보는 3.3%p 상승하고, 윤 후보는 1.3%p 하락하면서 순위가 바뀐 결과다. KSOI 조사에서 이 후보는 4주 연속 상승세다.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이 후보를 앞섰다는 다른 여론조사와는 정반대 추세가 나온 셈이다.

양강 후보가 대선 직전까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세가 지속되면, 단일화 논의에 쏠리는 주목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찾아가 다시 한번 단일화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대선이 끝날 때까지 단일화의 문도 여전히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번주 주말 판세가 윤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온다면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노무현-정몽준도 2002년 대선 하루 전에 단일화를 파기하지 않았나”며 “거꾸로 생각하면 직전까지 안 되다가도 마지막날 될 수 있는 것이 단일화”라고 했다. 이어 “안 후보를 정치적 동반자로 대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