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원 규모 지분 인수 계약 테스, 싱가포르 소재 E-폐기물 선도기업 IT기기 급증 따라 향후 관련 폐기물 산업 성장 전망 전기차·IT기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확대 소각·매립 중심 폐기물 관리→폐기물 제로화 추진 박경일 사장 “폐기물·탄소 ‘제로시티’ 실현 가능성↑”
SK에코플랜트는 전기·전자 폐기물(E-폐기물, E-waste) 전문 업체인 ‘테스(TES Envirocorp Pte. Ltd)’를 인수하고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에서 한 발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E-폐기물은 전기차를 비롯해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 및 저장장치 등 폐IT기기와 폐가전, 폐배터리, 폐태양광 부품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21일 싱가포르 소재 풀러턴호텔에서 테스 최대주주인 나비스 캐피탈파트너스(Navis Capital Partners) 로드니 뮤즈(Rodney Muse) 매니징파트너와 테스 지분 100%(25만2076주)를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에 참석했다.
테스 본사 전경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기술 시장 급성장으로 메모리 기반 IT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2020년 발생한 약 5400만 톤 규모 E-폐기물 중 재활용된 비율은 17.4%에 불과한 실정이다. 금속과 플라스틱 등 자원 80%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된다. E-폐기물 관리는 원자재 수급 및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유독가스, 산성폐수 등 환경문제 해결과 자원의 효율적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메모리장치에 남겨진 데이터 삭제 등 정보보안 산업 측면에서도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폐IT기기 리사이클링 공정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사업은 각종 가전과 IT기기로부터 플라스틱, 코발트, 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희귀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제품 원자재로 다시 활용하는 분야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T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나 저장장치의 지속적인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도 기대되는 추세다.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니켈과 리튬 등 산업용 금속 수입국들이 다양한 수급방안을 강가하는 상황 속에서 폐IT기기를 통해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Urban Mining)’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작년 12월 IT기기와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니켈과 리튬, 코발트 등 희소금속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394%, 117% 급등했다.
ITAD 사업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폐배터리의 철과 알루미늄 등 외장 소재를 1차로 회수한 후 2차로 파쇄·분쇄, 습식 공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망간 등 내장 희귀금속까지 회수하는 사업을 말한다. 최근 2~3년간 전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증가와 배터리 수명 연한을 감안하면 오는 2030년경부터 폐배터리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규모는 약 24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와 노르웨이가 오는 2025년부터, 독일과 영국이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친환경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성장 전망에 힘이 실린다.
폐IT기기 리사이클링 공정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리사이클링 사업 확장을 통해 폐기물과 탄소 제로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모델인 ‘제로시티(The Zero City)’를 실현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며 “테스가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활용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E-폐기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 E-폐기물 사업 영역을 선도하면서 환경사업 분야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로봇과 자율주행, 디지털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 IT산업과 함께 성장할 ITAD 사업을 확대하고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해 판매하는 사업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공정을 거쳐 새 배터리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는 신사업 기회 발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