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각종 음모론을 동원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도왔던 큐어넌(QAnon)의 창시자가 당초 지목됐던 한국계 미국인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큐어넌의 시초가 됐던 익명의 네티즌 ‘큐(Q)’의 정체가 정부 고위 당국자나 군 수뇌부 인사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스 스타트업 ‘오프애널리틱스’와 프랑스의 컴퓨터 언어학자들은 Q가 남겼던 약 10만 개의 단어들과 그의 후보로 지목되는 13명의 단어 1만2000개를 상호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일반인이 알아내지 못하는 글의 패턴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게시물 작성자의 동일인 여부를 추적했다. 가령 여러 유의어 가운데 특정 단어를 유난히 선호하는 특징 등을 컴퓨터로 잡아낸다는 것이다.
Q는 2017년 10월 온라인 게시판에 “미국 정부 내에 사탄 숭배자가 많다”는 글을 시작으로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비밀 권력 집단인 ‘딥 스테이트’와 결탁해 있으며 이중에는 소아성애자가 많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Q의 음모론을 신봉하는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큐어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월 의회난입 사건 등에서 주동자 역할을 했다. Q의 거침없는 음모론에 열광한 사람들은 그가 최고위급 군 내부자나 알려지지 않은 정부 실세일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21일 애플의 앱스토어에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렬 지지자들의 폭력을 선동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한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당했다. 트루스 소셜의 출시 예정일인 21일은 미국에서 ‘대통령의 날’ 공휴일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을 일부러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