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체상품으로 투자 몰려, 작년 거래액 13조 넘어… 역대 최대치 올해 DSR 적용 등 규제 직격탄… 일부 사업지 분양가 인하 등 고심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시장도 영향… “투자여건 악화에 수요 급감 전망”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액이 총 13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아파트보다 대출 등 각종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투자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부터 오피스텔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는 등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오피스텔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 실거래가 총액은 13조6476억 원이었다. 전년(10조6028억 원) 대비 28.7%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 실장은 “오피스텔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담보대출이 가능해 시장의 관심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개인별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DSR는 개인이 연소득 대비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의 비율을 뜻한다. 오피스텔 같은 비(非)주택 담보대출은 기존에 차주별 DSR에서는 제외됐지만 올해 1월부터는 포함되면서 규제를 받게 됐다.
도시형생활주택(전용면적 85m² 이하 300채 미만) 분양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는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소형 주택이다. 서울 용산구에 공급되는 DK밸리뷰용산은 지난달 21일 총 24채를 대상으로 청약을 접수한 결과 700명 가까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8.5 대 1이었다. 하지만 당첨자 대부분이 계약을 고사해 이달 24, 25일 잔여 물량 20채의 추가 청약을 진행한다.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률(전월 대비)은 0.11%로 지난해 12월(0.31%) 대비 상승 폭이 급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 대상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투자 여건은 안 좋아졌다”며 “최근처럼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일 때는 수요가 가파르게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