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1주새 306명→480명 급증 당국, 확산속도 예상보다 더 빠르자 정점 예측 사흘만에 18만→27만 상향 확진자 증상 악화까지 2, 3주 시차 의료계 “중환자 병상 빠르게 소진, 작년말 델타 위기 초기때와 비슷” 40대 기저질환자에도 먹는 치료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21일 서울 송파구청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가 21일 200만 명을 넘어섰다. 전파력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기존의 정점 예측이 엇나간다는 비판 속에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았다.
사흘 만에 18만→27만 명으로 상향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7일 오미크론 변이 정점 시기를 2월 말, 규모를 14~17만 명으로 예측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점의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당국은 한동안 예측치를 고수했다.
그러다가 16일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유행 상황이 급변해 3월 이후 유행 상황과 정점 시점,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1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가장 최근 예측으로는 3월 2일 18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 예측이 중구난방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21일 10개 연구기관의 예측치를 모아 소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유행의 정점 시기는 2월 말~3월 중, 유행의 규모는 14만~27만 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측을 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공식적으로 20만 명대를 언급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2주 뒤부터 진짜 위기”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80명.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이 위중증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시차를 고려할 때 이들이 주로 2, 3주 전 시점(1~7일)에 확진된 환자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시기엔 하루 평균 2만847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반면 최근 1주(15~21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9만3284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산술적으로 2주 뒤에는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도 지금의 3배 이상, 즉 1500명대까지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1, 2주 뒤부터 본격적인 병상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한 상급종합병원의 감염내과 전문의는 “중환자 병상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다. 기저질환이 없던 30대 초반 환자도 중환자실에 실려 와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지난해 말 ‘델타 위기’ 초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망 7개월 영아, 병상 부족 때문 아냐”
방역 당국은 18일 재택 치료 중 숨진 생후 7개월 A 군의 사망 경위에 대해 “병상이 부족했던 탓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구급대원이 환자 파악 후 응급처치를 하고 상황보고를 하면서 이송할 병원을 알아보는데 20분 걸린 것은 많이 지체되진 않은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21일부터 화이자 사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투약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60세 이상 고령자 △면역 저하자 △50대 기저질환자만 처방받을 수 있었는데 이 날부터 ‘40대 기저질환자’를 추가했다. 기저질환 중 ‘과체중’의 조건은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조정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팍스로비드 복용 환자 중 81.1%가 인후통 등 증상 호전 효과를 봤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김소영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