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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랑하고 느끼고… 희망의 무대 선사할 것”

입력 | 2022-02-22 03:00:00

‘원조 바이올린 요정’ 김지연, 내달 3개 무대 잇달아 열어
2개 무대 협연 피아니스트 조재혁 “음악 안에서 청중과 함께 즐길 것”




3월 서울에 ‘김지연 시즌’이 펼쳐진다.

스무 살이던 1990년, 미국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하고 ‘바이올린 요정’으로 각인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사진). 대중에게는 1990년대 샴푸 광고 모델로 친숙하다. 그가 미국 백악관 초청 음악회에서 단상을 치워달라고 부탁하자 객석 맨 앞줄에 앉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앨 고어 부통령이 직접 단상을 옮긴 일은 유명하다. ‘대통령을 움직인 여자’란 별명이 붙었다.

그는 다음 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실내악단 협연무대 ‘김지연의 8ight(8+Eight) Seasons’를 시작으로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의 3중주 무대 ‘트리오 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5일 피아니스트 조재혁과의 듀오 리사이틀(예술의전당 IBK챔버홀)까지, 세 개 무대를 연달아 갖는다.

이번에 두 개 무대를 함께하는 조재혁과 미국 텍사스주 올버니의 집에 있는 김지연을 18일 화상 인터뷰했다. 김지연은 “조재혁은 언제나 완벽하게 준비하고 음악을 보는 눈이 깊으며 머리 회전이 빠르다”고, 조재혁은 “김지연의 연주는 감각적이고 화려하면서 가볍지 않고 즐거움이 녹아 있다”며 웃음 지었다. 둘은 줄리아드음악원 동기다.

―듀오 무대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소나타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등을 연주합니다.

▽김=
슈트라우스의 소나타가 주인공입니다. 훗날의 아내 파울리네와 연애하던 시절 작곡한 곡으로 바이올린 피아노 모두 화려하고, 2악장은 매우 감미롭죠.

―첼리스트 송영훈이 함께하는 8일 공연에 ‘트리오 인(in)’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조=2019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셋이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을 협연했죠. 트리오 인이라는 이름에는 항상 음악 ‘안’에서 청중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이번에는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가 쓴 피아노 3중주를 연주합니다. 클라라의 3중주는 섬세하고 가슴을 적시는 요소가 많아요.

―‘클래시칸 앙상블’과 함께하는 ‘8ight Seasons’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연주해요. 클래시칸 앙상블은 줄리아드, 맨해튼, 매니스 음악원 출신 연주자들이 모인 악단입니다.

―1990년대 김지연의 연주는 ‘젊음의 밝음이 한껏 느껴진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김=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 철이 없어요.(웃음) 하지만 저보다 ‘더’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감동을 받는 일이 많아졌어요. 코로나19 국면이 끝나면 더 사랑하고 느끼고 뭐든 마음껏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희망을 세 무대에서 전하고 싶습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