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국민의힘 윤석열 등 여야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어제 열린 대선 후보 3차 토론에서 4명의 후보는 경쟁적으로 코로나 피해 지원 방안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신용 대사면 실시”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7조 원 추가지원”을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코로나19 특별회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손실보상법 개정”을 역설했다. 또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과 관련해 각각 ‘불공정 완화’ ‘데이터 경제’ ‘규제 철폐’ ‘녹색경제’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들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향해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악재들을 고려할 때 너무 단편적이거나 한가한 정책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률 하락과 물가 상승, 자산거품 붕괴 가능성 등 내부적인 위기 요인과 함께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 악재에 첩첩이 둘러싸여 있다.
특히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에 고통받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10년 만에 넉 달 연속 3%대로 올랐고, 장바구니 물가는 더 큰 폭으로 급등했다. 미국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로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은 전 지구적 현상이어서 쉽게 끝날 기미도 없다. 지금까지 내놓은 공약은 물론 TV토론에서도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지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 후보는 300조 원 이상, 윤 후보는 266조 원, 안 후보는 201조 원짜리 공약으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안팎의 악재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차기 정부가 끝나갈 5년 후엔 한국의 성장률이 1∼2%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돈을 뿌리느라 경제를 골병들게 하는 대신 잠시 고통스럽더라도 눈앞에 닥친 경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해법을 제시하는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