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동자, 벽에 붙어 여성 밀어 올려 동료들과 ‘목말’… 9분 만에 구조 첫 출동자 추락해 부상… “표창 계획”
18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교동 다세대주택 앞에서 순찰차 위로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어 시민을 구하고 있는 홍익지구대 경찰들(원 안).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제공
김 경위는 동료 경찰의 도움을 받아 1층 화단을 밟고 건물 외벽을 올랐다. 이어 건물 2층 외벽에 튀어나온 부분을 딛고 벽에 달라붙었다. 김 경위가 어깨로 허공에 떠 있던 A 씨의 발을 밀어 올리자 목이 졸린 상태였던 A 씨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어 지원 요청을 받은 홍익지구대 동료 경찰 5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들은 순찰차를 건물 1층에 붙여 주차한 후 차 위로 올라가 함께 김 경위를 떠받쳤다. 경찰 한 명은 순찰차 옆에서 혹시 추락하는 사람이 없는지 살폈다. 경찰들이 서로 목말을 태우면서 ‘인간 피라미드’가 생겨났다.
조금 여유가 생긴 틈을 타 A 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찰들의 도움을 받아 외벽을 타고 올랐고, 목에 감겨 있던 줄을 자르며 구조 작업이 마무리됐다. 신고 접수 뒤 A 씨가 구조되기까지 9분이 걸렸다. 하지만 줄이 끊어지는 순간 갑작스러운 무게를 버티지 못한 김 경위는 순찰차 위로 추락하면서 튕겨 화단으로 떨어졌다.
A 씨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추락해 허리와 무릎을 다친 김 경위도 응급 치료를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 경위는 “다행히 충격을 완화해줄 화단이 있어 골절은 피했다”며 “얼른 털고 일어나 이번 주 중에는 지구대에 복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해 시민의 생명을 구한 김 경위 등을 표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