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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리 “한국, 中-러 패권 용납 안할것”… 견제 동참 압박

입력 | 2022-02-22 03:00:00

우크라 사태속 뮌헨안보회의



20일 폐막한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서방 지도자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공동 전선을 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한국과 일본이 이 국가들을 견제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뮌헨=신화 뉴시스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 이란 핵협상 등 현안을 두고 공동전선을 펴면서 미국과 유럽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신(新)냉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미국과 유럽이 전쟁에 휩싸인 틈을 타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러시아 제재는 물론이고 중국 견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서방 지도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獨 총리 “韓, 중-러 패권 용납 않을 것”

20일 폐막한 세계 최대 규모 연례 안보회의인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을 경고하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중-러 견제’ 동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9일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국제질서를 대체할 새 시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들은 법치보다 가장 강한 자의 통치, 자기 결정 대신 협박, 협력 대신 강요를 선호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일본처럼 우리와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교환(스와프)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을 EU로 돌릴 의사가 있는 구매국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할 경우 유럽의 천연가스 확보를 지원할 국가로 일본과 함께 한국을 꼭 집어 언급한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같은 날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러시아가 패권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지도자들이 한국과 일본의 동참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東進)을 반대하는 등 러시아의 요구를 두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중-러의 행보에 대해 “신냉전의 예고”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포함한 민주주의 국가 연합을 강화하고 이 국가들의 군사력 강화를 도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 “러 제재, 한국 협력이 최우선 과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대대적인 경제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을 향해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싱크탱크로 꼽히는 미국진보센터(CAP)는 17일 한국의 러시아 제재 동참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한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2000년부터 2021년까지 10배로 늘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제재를 선택한다면 한국과의 협력은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CAP는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과 일본이 부패 및 인권 탄압에 연루된 외국 정부 기관이나 기업을 제재하도록 하는 ‘마그니츠키법’ 같은 반부패법을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법이 도입되면 한국과 일본에서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주요 기관은 물론이고 중국 기관과의 거래가 사실상 차단될 수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