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인신매매로 팔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26년 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최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57)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2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원에서 26년 전부터 동종업계에서 종사하며 알고 지내던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살해를 마음먹고 흉기를 준비한 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A씨와 저녁식사를 하고 공원으로 유도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김씨는 A씨가 자신을 인신매매로 팔 것이라는 망상에 빠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살인은 인간의 생명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형태로 침해하는 범죄로 어떤 경우도 용납될 수 없다”며 “피고인은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평소 잘 알던 관계인 피고인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행을 당해 고통스럽게 사망했다”며 “사건 경위와 죄질에 비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은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피해자가 자신을 인신매매로 팔 것이라는 망상에 가까운 생각으로 범행에 이르렀고, 정신질환 여부에 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