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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반중·반한정서…유재석·박신혜 한마디에 발끈

입력 | 2022-02-22 08:11:00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촉발된 반중·반한 정서가 극에 달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은 20일 막을 내렸지만, 쇼트트랙 경기 편파판정과 ‘한복공정’(한복+동북공정) 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 골이 깊어진 상태다. MC 유재석, 배우 박신혜 등 국내 스타들이 소신 발언을 하자, 중국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유재석 한 마디에 중국 팬클럽은 해체 선언을 했다. 지난 19일 방송한 MBC TV 예능물 ‘놀면 뭐하니’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 1·2위로 들어왔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당한데 분노한 게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개그우먼 신봉선이 “처음엔 좀 화가 났었다”고 하자, 유재석은 “그날은 주체를 못 하겠더라”며 공감했다. “너무너무 화가 났는데 다다음날인가 황대헌 선수가 (메달을 땄다). 소름 돋았다. 최민정 선수도 (금·은메달을 땄다)”며 기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유재석이 이 발언을 할 때 어금니를 깨물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며 ‘반응이 과했다’고 비판했다. 황대헌이 1000m에서 실격 당한 뒤 1500m 금메달을 땄다는 내용을 말할 때는 유재석이 손뼉을 치며 한숨을 돌렸다고 묘사했다. 특히 중국 언론은 유재석이 반칙한 황대헌을 위해 화내는 모습은 ‘판정이 불공정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재석 중국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在石宇宙)는 지난 20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운영 중단 선언문을 발표했다. “운영진과 논의한 결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이 공간 운영을 중단한다.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인사를 남긴다”며 “이 순간 가장 힘든 사람은 팬들일 것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지만, 과거 그를 사랑하고 즐거웠던 마음까지는 자책하지 말자”고 했다.

배우 박신혜(32)는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의상’이라고 강조해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았다.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배우 최태준(31)과 웨딩촬영하며 찍은 한복 사진을 올렸다. “(영화) ‘상의원’ 찍을 때 원없이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입으니까 여전히 또 좋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복 #hanbok #koreantraditionalclothes”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복공정이 불거진 것과 관련 소신 발언을 한 셈이다.

박신혜 SNS에는 악플이 쏟아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은 중국 전통의복 개량품이다” “박신혜는 중국 전통 옷을 훔쳐 입었다” “한복은 중국 거다” “한국은 문화가 없다” “민감한 시기에 이런 사진을 왜 올리는지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중국 팬들 마음에 상처를 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토하는 표정 이모티콘과 배설물, 집게손가락 이모티콘도 이어졌다.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시점으로 반중 정서가 들끓고 있다. 당시 중국 56개 소수민족 대표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했는데, 중국이 우리나라 역사·문화를 왜곡하는 동북공정에 빗대 한복공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를 비롯해 ‘소녀시대’ 효연, 배우 이종혁, 한상진 등은 SNS에 잇따라 한복 사진을 올리며 대응했다. 가수 청하는 지난 9일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의상”이라며 “올해 한복을 입고 시즌 그리팅을 찍었다. (앞으로) 한복을 콘셉트로 무대를 해 우리나라의 예쁜 문화를 공유하고 싶다”고 바랐다.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테러가 잇따르자, 효연 등은 SNS 댓글창을 닫았다. 양국 네티즌간 싸움으로 번지면서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KBS에서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 해설을 한 탤런트 송승환은 일침을 가했다. “중국은 G2답게, 주최국으로서 참가국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었어야 했다”며 “K-팝, K-컬처, K-드라마와 같이 글로벌한 콘텐츠·스타가 없기 때문에 (개·폐막식도) 시각적인 연출에 집중했다”고 짚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최근 반중·반한 여론이 확산 돼 SNS 게시물을 올릴 때 주의를 주고 있다. 사진 한 장, 발언 한 마디도 양국 정서를 건드릴 수 있기에 민감한 이야기는 ‘최대한 조심하자’는 생각”이라며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한령이 풀리길 기대했는데, 오히려 양국 관계가 악화 된 만큼 전면 해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