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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치료-관리, 정부 정책 뒷받침 돼야”

입력 | 2022-02-23 03:00:00

‘세계 희귀질환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 열려
심부전 유발하는 ‘ATTR-CM’
치료제 있지만 급여 적용 안돼
환자가 높은 비용을 직접 부담




2월 28일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희귀질환은 전 세계에 7000여 개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질환별 환자의 희소성과 정보부족 등으로 진단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진단 후에도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희귀질환 중 하나인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은 호흡 곤란, 피로, 가슴 통증, 부종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ATTR-CM은 유전형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으로 구분된다. 유전형 ATTR-CM은 가족력이 있거나 50세 이상의 연령 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상형 ATTR-CM은 65세 이상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단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생존기간은 유전형의 경우 26∼62개월, 정상형의 경우 43∼67개월로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환자 관리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고령층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증상이 대부분이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ATTR-CM의 원인은 트렌스티레틴이라는 단백질 때문이다. 유전적 돌연변이나 노화로 인해 혈액 내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 단백질인 트렌스티레틴이 불안정해지고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뭉쳐서 아밀로이드를 형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아밀로이드는 혈류를 통해 이동하며 신체 기관에 쌓이는데 심장에 쌓일 경우 심근이나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경직되며 궁극적으로 심부전을 유발하게 된다.

ATTR-CM은 유병률이 알려져 있지 않은 희귀질환이지만 치료제는 있다. 타파미디스는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급여 적용은 받지 못한 상태다.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회장)는 “희귀질환은 대개 완치가 어렵고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제가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긴 하지만 타파미디스와 같은 치료제는 고가의 약을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 문제도 비용 효과와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바탕으로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회장 김재학)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희귀질환 극복의 꿈, 실현을 위한 정책과 제도의 현실’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강 의원 주최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주관하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후원하는 행사다. 올해 시행되는 ‘제2차 희귀질환 종합관리계획’ 발표를 앞두고 지난 5년간의 희귀질환 종합관리계획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 의원은 “매년 2월 마지막날인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기념해 환자와 전문가, 정부 관계자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토론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책토론회에는 최영현 한국복지대학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전은석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종혁 중앙대학 약학대학 교수가 발제에 나선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