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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發 영유아 확진 급증…“우리애 어쩌나” 애타는 부모들

입력 | 2022-02-22 13:11:00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내달 일일 확진자가 최대 27만명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미접종군인 영유아의 확진이 증가하면서 부모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1일 기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 중 27.3%로 전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접종대상자가 아닌 11세 이하의 하루 평균 발생률 증가가 높은 상황이다. 영유아에 해당하는 4~6세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328.9명으로 7~11세 308.8명보다 높다.

이런 가운데 SNS,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는 영유아가 확진돼 발을 동동 구르는 부모들 사례가 다수 올라왔다.

어린이집 원장의 확진으로 14개월 아들이 확진돼 현재 재택치료 중이라 밝힌 A씨는 “남편과 제가 음성이라 마스크를 쓰고 번갈아가며 돌보고 있다”며 “아이가 밤새 열이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며 축 늘어진 채 잠을 잤다. 말을 못하니 얼마나 힘든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댓글로 “저희 아이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접종을 못하는 연령들이 (코로나에) 정말 취약한 것 같다”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4살, 5개월의 두 아이를 뒀다고 밝힌 B씨는 “제가 확진판정을 받아서 일요일부터 격리 중이었다. 음성이 나왔던 첫째 아이가 아침부터 열이 39도를 찍었다. 제발 안 아프고 지나가면 좋겠다”며 “코로나 진짜 너무 하다. 친구들 예쁜 얼굴도, 선생님 입모양도 제대로 못 보면서 큰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맞벌이 부부나 워킹맘들은 자녀의 확진 후 재택치료, 이후 어린이집 등원 문제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2개월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아이와 자신 모두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워킹맘 C씨는 “옆에 입원해있던 환자의 보호자가 확진을 받으면서 감염됐다. 병원에서는 책임회피만 하려 해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와 아이 모두 확진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이라 밝힌 D씨는 “원칙상 자가격리 7일 이후 바로 등원 가능한데, 음성 나온 후 다시 양성이 나올 수 있다 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8개월 아이를 키우는 30대 워킹맘 임모씨는 “확진자가 너무 많아져 밖에 돌아다니기가 걱정된다”며 “아이는 차단이 되는 마스크를 씌울 수도 없어서 어른들이 잘 쓰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 수원에 재택치료를 받던 생후 7개월 아기가 건강상태가 나빠져 의료기관을 찾다 대학병원으로 이동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는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감염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영유아의 입원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의 지침 마련이 필요하며, 12세 미만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 확산이 심각한 상태라서 12세 미만의 인구 감염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감염됐을 때 빠르게 진단하고 후유증이 남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유아의 경우) 치명률은 높지 않지만 장기적 합병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고위험군 아이들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의 길을 열어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2세 미만은 대부분 경증이지만 1세 미만은 아직 면역 형성이 안 돼있어 가장 취약하다. 7개월 아기가 사망한 사례 등을 볼 때 코로나가 악화돼 사망하기보다 대부분 경련이나 탈수, 발열 등이 원인이 된다”며 “조기에 잘 관찰해 입원을 빨리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발열이 나거나 약간의 경기 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침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12세 미만 접종에 대해 “백신 접종을 통해 오미크론을 예방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조심하고 감염됐을 때 필요하면 바로 입원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