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처
방송인 유재석 씨(50)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실격 처리된 데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자 중국 여론이 또 들끓고 있다. 중국의 유재석 팬클럽은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일부 중국 매체는 한국 연예인의 중국 관련 발언을 모아서 비난해 혐한(嫌韓)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19일 방영된 MBC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 씨는 베이징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 중 석연찮게 실격된 황대헌 이준서 선수 얘기에 “주체를 못 하겠더라. 너무 화났다”며 “너무너무 화가 났는데 며칠 뒤 금메달 소식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중국 일부 누리꾼은 번역해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뜨렸다. 이들은 “유재석이 황대헌 이야기를 할 때 어금니를 꽉 깨물며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그의 반응이 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것보다 국가가 우선. 국가 앞에서 연예인 우상은 없다”는 글도 퍼졌다.
일부 중국 매체는 혐한 감정을 부채질 하고 있다.
22일 중국 인터넷매체 신랑(新浪)신문은 “국제빙상연맹(ISU)이 판정에 문제없다고 했고, 한국 대표팀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포기하면서 인정한 판정을 유재석이 뒤늦게 트집 잡고 있다”면서 “유재석이 공인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과거 유재석이 한복과 김치를 한국 고유의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신랑신문은 이어 “유재석 외에도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걸스데이 멤버와 배우 문근영 등도 황대헌 실격 처리에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실체를 모두 드러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