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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하듯… 카뱅 ‘최저 2%대 비대면 주담대’ 출시

입력 | 2022-02-23 03:00:00

챗봇 도입 ‘대화형 화면’ 차별화… 질문에 답하면 한도-금리 계산
은행권 ‘비대면 주담대’ 경쟁 가열… “5년내 대세” “성장 제한” 전망 갈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2일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였다. 카카오톡과 유사한 대화형 화면 구성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780조 원에 달하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비대면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시세 9억 원 이하의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대 6억3000만 원을 빌려준다. 금리는 22일 기준 연 2.939∼3.649%(변동금리 기준)이다.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대출 한도 조회와 신청 등을 진행해 보니 가장 큰 특징은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화면 구성이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화면에 카카오프렌즈의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이 등장해 주택 주소, 연소득, 결혼 여부 등을 물었다. 질문에 대답하면 자동으로 한도와 금리를 계산해 주고 대출 신청까지 도와준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페이지 전환형’ 대신 챗봇을 도입해 은행 창구에서 대면 상담을 받는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 본인 인증, 정보 입력 등의 과정을 거쳐 한도와 금리가 조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분 정도였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은행들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2020년 8월 ‘아파트담보대출’을 내놔 최근 누적 취급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해 각각 ‘하나원큐 아파트론’과 ‘우리WON주택대출’이라는 비대면 상품을 선보였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향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영향력이 큰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시장에 가세하며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팀장은 “2017년 비대면 신용대출을 출시할 때도 내외부의 걱정이 있었지만 결국 잘 자리 잡았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비대면 위주로 흘러가는 시대가 5년 안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객이 대면상담을 선호하는 담보대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성장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이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판매 중이었지만 큰 담보가 오가는 특성상 대면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 생각보다 실적이 잘 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등기 문제로 100% 비대면을 구현하기 어렵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여전히 존재해 비대면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하긴 힘들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