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10인분’ ‘소 가죽’ 현수막 가능할 듯…선관위 “표현의 자유”

“법카로 산 초밥 10인분, 소고기는 누가 먹었나”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들에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 등 비방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용 여부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검토를 요청한 ‘살아 있는 소의 가죽’ 표현과 국민의힘이 요청한 ‘법카 초밥’ 표현 사용을 허용하기로 하고 각 당에 이를 통보했다. 실명이나 사진이 첨부되지 않는 경우엔 대부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카 초밥’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소의 가죽’은 민주당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의 무속 논란을 각각 겨냥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전과 4범은 안 됩니다’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등 문구 사용도 허용됐다.

이번 선관위의 조치는 지난 19일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촉구-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무당 공화국, 신천지 나라, 검사 정부 반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은 일반인이 게시할 수 없다는 입장과 사뭇 다르다. 선관위는 당시 자료를 내고 정당이 아닌 일반인들은 위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걸 수 없다며 “(위 사례는) 후보자가 특정되어 공직선거법 제90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는 이날 “올해는 표현의 자유를 보다 폭넓게 보장하기 위함”이라며 “특정 후보가 확실하게 특정되지 않는 경우는 최대한 허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