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블링컨에 “안보우려 존중” WSJ “中, 대미관계 파탄 가능성 우려 상무위서 침공 반대 의견 모은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러시아군 진입을 지시하면서 중국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그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지지했지만 타국 영토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러시아 편에 서면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유럽과의 교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서는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전폭적인 러시아 지지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 발언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 당일인 4일 푸틴 대통령과 오찬을 같이 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양국의 우정에는 한계가 없다”고 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공산당 상무위원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어 미국과 더 대립하면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미중 관계가 완전히 파탄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공산당 서열 1∼7위인 상무위원 7명으로 구성됐다.
CNN은 “러시아가 중국을 난처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WSJ 역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에 당분간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