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단 감독 승격… 3년 더 맡겨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일타 강사’가 ‘대표 원장’이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직으로 팀을 맡아 2021∼2022시즌 정규리그 3위로 이끈 구나단 감독대행(40·사진)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신한은행은 22일 “구 감독을 승격시켜 3년 동안 팀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이휘걸 코치도 구 감독과 함께한다.
캐나다 이민 교포로 대학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구 감독은 은퇴 후 한국에서 영어학원 강사 등을 하면서 지도자 꿈을 키워 왔다. 2019년 부임한 정상일 전 감독의 부름으로 코치로 영입돼 한국에서 첫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정 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자기 사직하는 바람에 팀을 맡아 우려가 컸으나 기존 지도자들과는 다른 전술과 소통으로 선수들의 응집력을 끌어내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에이스 김단비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팀 컬러는 확실하게 지키고 족집게 작전으로 맞춤 역할을 부여하면서 주전은 물론이고 비주전 선수들까지 전력에 가세했다. 리그 중반부터는 종전에 쓰던 전술을 역으로 바꿔 펼쳐보고 상대의 대응을 분석해 다음 경기에 활용하는 치밀함까지 과시하며 신한은행을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3강 구도에 편입시켰다. 신한은행은 14승 11패로 정규리그 3위를 확보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